껍데기를 벗고서

조 은 정(부산시립미술관 학예사)

추종완은 껍질만 남은 몸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제시한다. “몸”이란 장소에서 벗어나 시공을 넘나드는 감정은 자유로움보다는 방황과 끊임없는 의문을 제기한다. 인간의 이성과 정신에 중점을 두는 것에서 몸에 관심을 두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지만 작가는 정신과 몸 중 그 어느 것에 더 비중을 더 두지 않는다. 그는 가벼운 정신 뿐 아니라 정신이 떠나 껍질만 남은 몸도 외면한다, 그러나 몸을 벗어난 감정은 램프의 요정이 램프에서 벗어난 뒤 다시 돌아가기 싫어하듯 세상을 떠돌고, 의지가 없는 조형물에 불과한 속빈 외피는 인간의 정신성을 비웃듯 갖가지 포즈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이것은 정신과 육체의 괴리감을 나타내는 것이다.